공연소개
일찍이 구스타프 말러는 삶이 고통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그것은 비극도, 종착지도 아니었기에 말러는 그 감정을 교향곡이라는 장르로 옮겨내는 데 전력을 다했다. 어느덧 중간 지점을 넘어선 서울시향의 말러 교향곡 사이클.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은 올해도 이어질 여정의 문을 여는 작품으로 교향곡 5번을 선택했다. 불길하면서도 위엄 있는 트럼펫 팡파르로 시작해 저벅저벅 운명으로 걸어 나가는 듯한 1악장과 격정의 2악장, 호른 콘체르티노에 가까운 3악장, 현악기와 하프만으로 채워지는 4악장 아다지에토, 거대한 축제를 마련한 5악장에 이르는 작품. 전반적으로 보면 이 교향곡은 고통에서 출발해 이를 극복한다는 서사를 지니고 있지만 그 과정을 마냥 말끔하게 이어지도록 설계하지는 않았다. 음악이 진행되는 내내 예상치 못한 광경이 펼쳐지는, 그래서 매 순간 크고 작은 경이를 느끼게 되는 작품이다.